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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이야기

수직상승중인 엔비디아, 혹시... 거품?

by 놀고싶은날 2024.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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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시점 가장 빠른 속도로 불어나는 자산으로 비트코인을 빼놓을 수 없어요. 동시에 현물 ETF 승인 소식에도 여전히 가상자산은 불안하다는 시선이 있는 게 사실이죠. 이런 분들에게 지난 1년간 가장 매력적이었을 자산은 바로 엔비디아(NVDA)가 아닐까 싶은데요.

지난 1년간 엔비디아는 약 260% 올랐어요. 작년 미 증시를 이끈 M7 중에서도 그 성장세가 가장 강한 모습을 보였어요. 주가가 900달러를 넘어 1,000달러를 바라보자 ‘천비디아’라는 말까지 나오는 중입니다.

상황이 이쯤 되니 하락을 모르는 엔비디아 주가에 버블이 낀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어요. 오늘 핀트레터에서는 주가에 버블이 끼었음을 판단하는 기준엔 무엇이 있는지, 과거 사례를 통해 알아볼게요.

수직상승중인 엔비디아.

엔비디아 주가 상승의 배경

기술력을 기반으로 하는 종목이 급등하는 요인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있어요. 첫째, 기술 효용성이 이미 입증된 경우. 둘째, 그 효용성이 입증될 것으로 기대되는 경우. 엔비디아는 이중 어디에 해당할까요?

엔비디아는 2022년 10월 14일부터 챗GPT가 출시되던 같은 해 11월 30일까지, 불과 한 달 반 남짓한 기간에 주가가 약 50% 올랐어요. 이 말은 곧 생성형 AI의 혁신성과 효용성에 대한 기대가 컸다는 점을 뜻해요.

주가뿐 아니라 실적도 뒷받침했어요. 챗GPT가 공개된 후 2023년 2분기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직전 분기와 비교해 100% 넘게 상승함으로써 AI 기술의 효용성도 입증되었다고 할 수 있죠.

기술의 효용성이 한번 입증되고 나면 많은 기업에서 해당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설비 투자를 진행하는데요. 여기서 엔비디아가 AI 핵심 설비인 GPU를 만드는 기업 중 대장이나 다름없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챗GPT 등장 이후 폭발적인 수요가 뒤따랐죠.

90년대의 기록적인 700% 상승률

역사는 돌고 도는 법. 과거에도 엔비디아 같은 회사는 있었어요. ‘닷컴 버블’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시스코(CSCO)는 통신 설비 관련 회사로서 1995년부터 시작된 닷컴 열풍의 최대 수혜주였어요. 현재 AI 열풍으로 GPU의 중요성이 급부상하면서 핵심 부품을 만드는 엔비디아가 최대 수혜주가 된 것과 같은 맥락이죠.

"닷컴 버블"은 1990년대 후반에 인터넷 기업 주식의 폭등과 가격 폭락으로 인해 생긴 현상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이 당시에는 인터넷과 관련된 기업들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로 이러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증권 시장에서 거품이 불었고, 이후에는 급격한 폭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인터넷 기업들은 기술 혁신과 함께 급속한 성장을 이루어내면서 많은 투자를 받았지만, 이러한 투자가 가격을 폭등시키고 이후에는 폭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이 당시에는 기업들의 가치를 과대평가하고, 수익이나 사업 모델에 대한 충분한 검토 없이 투자를 진행하는 등의 현상이 보여 닷컴 버블이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닷컴 버블 붕괴로 많은 인터넷 기업들이 파산하거나 심각한 타격을 입었으며, 이로 인해 투자자들과 기업들이 인터넷 기술에 대한 태도를 재고하고, 보다 건강한 투자와 사업 모델을 모색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현재의 기술 산업 및 투자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닷컴 열풍에 따른 인터넷 수요는 폭발적인 통신 설비 수요로 이어지며 시스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어요. 그 결과, 1998년부터 2000년 5월까지 이 회사의 주가는 약 738% 상승했습니다. 엔비디아는 2022년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760%의 상승률을 보였구요.

주가 상승률은 비슷해 보여도 여기엔 결정적 차이점이 하나 있어요. 바로 1998년부터 2002년까지의 기간에 시스코의 매출 및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직전 반기 대비 50%를 넘은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거예요.

아래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엔비디아는 영업활동 현금흐름과 주가 상승 모멘텀이 유사하지만, 시스코는 주가가 현금흐름보다 더 빠르게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어요.

이에 따라 PER, 즉 당기순이익 1원이 주식시장에서 평가받는 가치가 시스코는 지속해서 상승했지만, 엔비디아는 하락하는 결과를 낳았어요. 다시 말해 시스코는 실제 실적과 비교해 시장에서 고평가받았지만, 엔비디아는 오히려 실적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이 되었다는 뜻이에요.

아래 그림은 각 종목의 주가가 정점을 찍었던 때(시스코는 2000년 3월, 엔비디아는 2024년 3월)를 기점으로 이전 분기별 PER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예요.

그렇다면 시스코의 주가가 폭락한 결정적 요인은 무엇일까요? 아래 당기순이익 지표를 보면 주가가 먼저 떨어지긴 했지만, 당기순이익이라는 펀더멘털 지표가 악화하기 시작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가가 먼저 하락한 이유는 시스코의 실적이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퍼지기 시작한 건 물론, 혁신 기술이라 평가받던 인터넷 기술의 효용성에 대한 회의감이 고개를 들었기 때문이에요.

현재 엔비디아의 지표가 시스코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고 해서 거품이 끼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어쩌면 지난 3월 8일에 정점을 찍은 거품이 터지면서 하락 국면으로 접어든 걸 수도 있죠.

그럼에도 앞서 말했듯, 엔비디아는 닷컴 버블 시기에 대부분 종목이 그랬던 것처럼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주가 상승은 아니란 점은 확실해요. 이를 바탕으로 주가를 전망하는 것은 모두 투자자 개인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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